성경이 말하는 긍휼

성경이 말하는 긍휼: 신학적 고찰

긍휼(mercy)은 성경에서 매우 중요한 개념으로,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시는 사랑과 자비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성경에서 긍휼은 하나님의 성품과 그분이 인간과 맺는 관계의 핵심 요소이며, 하나님이 죄로 인해 심판받아 마땅한 인간을 극진히 사랑하시고 용서하시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신학적으로 긍휼은 단순한 동정심을 넘어서 죄와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깊은 연민과 은혜를 나타냅니다.

1. 긍휼의 성경적 정의

성경에서 긍휼은 하나님의 자비롭고 용서하시는 성품을 나타내는 말로, 인간이 스스로 구원할 수 없는 연약한 상태에 있을 때 하나님께서 그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돌아보시고 구원하시는 것을 뜻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죄를 미워하시지만, 동시에 죄인을 극진히 사랑하셔서 그들에게 긍휼을 베푸십니다. 이러한 긍휼은 인간의 자격이나 공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출애굽기 34장 6절은 하나님의 성품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여호와께서 그의 앞을 지나시며 선포하시되 여호와라 여호와라,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 하며 인자와 진실이 많은 하나님이라." 여기서 "자비롭고"로 번역된 히브리어 "라훔"은 긍휼을 의미하며, 이는 하나님께서 인간의 연약함과 죄악을 돌아보시고 구원하시려는 사랑을 나타냅니다. 긍휼은 하나님의 자비가 인간의 죄악과 연약함을 이기고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한 동기로 작용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2. 긍휼의 성격: 자비와 용서

성경에서 긍휼은 주로 자비와 용서의 의미로 나타납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죄에 대한 정당한 심판을 내리실 수 있지만, 긍휼을 통해 자비를 베푸시고 그 죄를 용서하십니다. 시편 103편 8-12절은 하나님이 긍휼로 인간을 대하시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여호와는 긍휼이 많으시고 은혜로우시며 노하기를 더디 하시고 인자하심이 풍부하시도다... 우리의 죄악을 따라 우리를 처벌하지 아니하시며 우리 죄를 따라 우리에게 갚지 아니하셨으니."

 

하나님의 긍휼은 인간이 마땅히 받아야 할 죄의 형벌에서 벗어나는 길을 열어주며, 이는 하나님의 사랑과 용서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하나님은 긍휼로 인해 인간의 죄를 덮어주시고, 회복과 구원의 길을 제공하십니다. 이는 구약과 신약을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로, 하나님께서는 죄인에게 긍휼을 베푸셔서 그들이 회개하고 구원을 얻게 하십니다.

 

3. 예수 그리스도와 긍휼

성경에서 하나님의 긍휼이 가장 극명하게 드러나는 사건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속의 사역입니다. 예수님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은 하나님의 긍휼이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구체화된 사건입니다. 에베소서 2장 4-5절은 이렇게 말합니다.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큰 사랑을 인하여 허물로 죽은 우리를 그리스도와 함께 살리셨고 (너희는 은혜로 구원을 받은 것이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의 구원은 인간의 자격이나 공로가 아닌, 하나님의 긍휼에서 비롯된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사역 중에도 긍휼을 베푸셨습니다. 마태복음 9장 36절에서 예수님이 많은 무리를 보시고 "저희가 목자 없는 양 같이 고생하며 기진함을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은 병든 자와 죄인, 소외된 자들을 긍휼히 여기시며 그들을 고치시고 구원하셨습니다. 이는 예수님이 하나님의 긍휼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신 사건들로, 인간의 고통과 죄를 극진히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나타냅니다.

 

4. 긍휼의 실천: 이웃 사랑과 자비

성경은 또한 긍휼을 실천하는 삶을 신자들에게 요구합니다. 하나님의 긍휼을 받은 자는 그 긍휼을 다른 사람에게도 나누어야 하며, 이는 이웃을 향한 자비와 사랑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미가서 6장 8절은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인자"로 번역된 히브리어 단어는 긍휼 또는 자비를 의미합니다. 이 구절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자비와 긍휼을 실천하며 살아가라고 명령하시는 본문입니다.

 

또한, 누가복음 6장 36절에서 예수님은 "너희 아버지의 자비로우심 같이 너희도 자비로운 자가 되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자비로우시며 긍휼을 베푸셨듯이, 신자들도 그러한 긍휼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물질적 도움을 주는 것을 넘어, 용서와 사랑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며 그들의 연약함과 죄를 이해하고 품는 것을 포함합니다.

 

5. 긍휼과 구원의 관계

긍휼은 성경에서 구원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죄로 인해 영원한 죽음에 처해야 할 인간을 긍휼히 여기셔서 구원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디도서 3장 5절은 "우리를 구원하시되 우리가 행한 바 의로운 행위로 말미암지 아니하고 오직 그의 긍휼하심을 따라"라고 말하며, 하나님의 긍휼이 구원의 원천임을 강조합니다. 인간은 스스로의 의로나 공로로 구원을 받을 수 없지만, 하나님의 긍휼로 인해 구원을 얻게 된다는 사실을 성경은 명확히 가르칩니다.

 

하나님의 긍휼은 또한 회개하는 자에게 기회를 주십니다. 이사야 55장 7절은 "악인은 그의 길을, 불의한 자는 그의 생각을 버리고 여호와께로 돌아오라 그리하면 그가 긍휼히 여기시리라"라고 말하며, 하나님께서 죄를 회개하고 돌아오는 자들을 긍휼로 받아주신다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긍휼로 사람을 맞이하시며, 죄를 회개하는 자에게 용서와 구원을 베푸십니다.

 

결론

성경에서 긍휼은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을 의미하며, 이는 인간이 죄로 인해 멸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들을 구원하시려는 하나님의 깊은 사랑에서 비롯됩니다. 하나님은 긍휼을 통해 죄인에게 자비를 베푸시고 용서하시며, 이 긍휼은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에서 절정에 이릅니다. 예수님은 그분의 사역과 희생을 통해 하나님의 긍휼을 직접적으로 나타내셨고, 이를 통해 신자들은 구원을 얻게 되었습니다.

 

또한, 신자들은 하나님의 긍휼을 본받아 이웃을 사랑하고 자비를 베푸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긍휼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랑과 용서, 그리고 자비로 다른 사람을 섬기는 삶으로 나타납니다. 성경적 긍휼은 인간의 구원과 밀접하게 연관되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게 됩니다.